임현수 목사 칼럼

욕망이라는 열차를 멈추는 은혜

개인적인 욕망이나 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인생은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종종 ‘욕망이라는 열차’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고, 우리가 원치 않아도 스스로 가속이 붙어버립니다.

욕구, 충동, 집착, 비교, 열등감… 이런 것들이 연료가 되어 계속 철도 위를 달립니다.

그러나 신앙의 여정은 욕망에 끌려가는 삶에서 벗어나, 욕망을 다스리고 하나님이 주시는 더 큰 비전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삶입니다.

우리가 늘 고백하는 것처럼 “여호와는 나의 목자이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 23:1)라는 믿음이 자리할 때 욕망의 열차는 서서히 속도를 잃습니다.

그 열차를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요? 또, 멈춘다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 것일까요?

욕망을 다스리는 첫걸음은 욕망을 직면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욕망을 숨길 때 그것이 더 커집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드러내는 순간, 욕망은 작아지고 힘을 잃습니다.

시편 기자가 고백한 것처럼 “하나님이여 내 마음을 살피시며 내 뜻을 시험하사” 라고 기도할 때, 우리는 마음 깊은 곳의 움직임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살피사 내 마음을 아시며 나를 시험하사 내 뜻을 아옵소서 내게 무슨 악한 행위가 있나 보시고 나를 영원한 길로 인도하소서”(시 139:23,24)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달리고 있는가?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비교로 인한 열등감 때문에? 통제하고 싶은 강박 때문에? 혹은 물질적 탐욕 때문인가?

욕망의 정체를 인정하는 순간, 이미 절반은 멈춘 것입니다.

욕망은 죄책감으로 억누를 대상을 넘어 우리 마음의 신호일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의미를 찾고, 사랑을 갈망하고, 성장하고 싶어 하는 거룩한 욕구도 주셨습니다.

문제는 욕망이 나를 끌고 갈 때입니다.

욕망이 커질 때 “왜 이 신호가 나에게 울리고 있을까?”를 묻는다면, 우리는 이미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길로 들어선 것입니다.

욕망의 열차를 멈추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단락은 멈춤의 훈련입니다.

심리학에서는 강한 욕구가 올라오는 순간 10~90초만 ‘잠깐 멈춤(Pause)’을 하면 감정의 파도가 잦아든다고 말합니다.

성경은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시 37:7)라고 말씀합니다.

이 잠깐의 멈춤은 영적으로도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호흡을 길게 내쉬며 30초 동안 마음을 가라앉히기

즉각 반응하려는 마음을 멈추고 10초 동안 짧게 기도하기

“주님, 지금 제 욕망이 저를 끌고 가려 합니다. 저를 다스려 주소서.”라고 속으로 고백하기

이 작은 훈련이 열차의 속도를 현저히 늦추고, 우리의 선택권을 되찾아 줍니다

욕망은 단순히 없앤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욕망의 빈자리는 더 큰 사랑, 더 큰 비전이 들어와야 채워집니다.

바울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함이라”(빌 3:8)고 고백했습니다.

내가 붙들었던 수많은 욕망들이 그보다 훨씬 큰 가치 앞에서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는 뜻입니다.

즉각적인 만족을 향한 욕망이 아닌, 하나님이 주시는 장기적 의미와 소명을 향해 사는 사람은 욕망의 열차보다 더 강한 ‘하나님의 꿈’에 의해 끌려갑니다.

“위의 것을 찾으라… 위의 것을 생각하고”(골 3:1–2)라는 말씀이 우리 삶의 방향을 다시 잡아주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때로는 욕망의 열차에 연료를 공급하는 ‘환경’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예수님은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으라”고 하셨습니다(마 26:41).

시험은 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 조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소비 욕망이 강하다면 쇼핑 앱을 지우는 것

인정욕구가 과하다면 SNS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

외로움 때문에 중독이 반복된다면 사람을 만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

이것은 단순한 심리 전략이 아니라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마 6:13)라는 기도로 이어지는 믿음의 실천입니다.

욕망을 다스리는 길에 공동체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혼자만의 의지로 열차를 멈추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야고보서는 “서로 고백하며 서로 기도하라”(약 5:16)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너희 죄를 서로 고백하며 병이 낫기를 위하여 서로 기도하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큼이니라”

신앙 공동체는 나를 붙들어 주고, 나의 변화를 지지해 주며, 때로는 넘어지지 않도록 방파제가 되어 줍니다.

욕망의 정점에는 언제나 결핍감이 자리합니다.

“나는 더 가져야 해, 더 인정받아야 해, 더 뛰어나야 해…”라는 마음의 허기가 열차를 달리게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안에서는 우리는 이미 사랑받는 자이며, 이미 귀한 존재이며, 이미 충분한 자입니다.

“내 사랑하는 자여 너는 내 것이라”(아 2:16)라는 말씀 앞에 설 때, 욕망의 속삭임은 잦아들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잃어버린 자가 아니라 찾은 자이며, 버림받은 자가 아니라 택함 받은 자입니다.

이 정체성의 회복이 욕망의 열차를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멈추게 합니다.

결국 열차를 멈추는 가장 깊은 방식은 기도의 언어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우리의 영혼을 잇는 브레이크이며, 마음을 새롭게 하는 통로입니다.

바울은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갈 5:16)고 했습니다.

성령의 소욕이 우리 안에 살아 있을 때, 욕망의 힘은 자연스럽게 약해집니다.

우리가 기도로 고백할 때 열차는 멈추기 시작합니다.

“주님, 제 안에서 달리는 욕망의 열차를 멈추고 주님의 평안과 지혜가 제 마음을 다스리게 하소서.”

🙏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저희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달리는 욕망의 열차를 잠잠히 멈추게 하옵소서.

우리의 힘과 지혜로는 멈출 수 없으나, 성령께서 우리 마음을 붙드시어 주님의 평안과 빛 가운데 걷게 하여 주옵소서.

저희 안에 있는 결핍의 소리를 잠재워 주시고 주님 안에서 이미 충분하고, 이미 사랑받으며, 이미 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소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다는 바울의 고백을 우리의 고백으로 삼게 하시며,더 큰 가치를 붙드는 삶으로 우리를 이끄소서.

주님, 우리의 환경을 지혜롭게 바꾸게 하시고, 시험에서 우리를 보호하시며, 공동체를 통해 서로 붙들고 회복하게 하옵소서.

잠시 멈추어 기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주 앞에 잠잠히 머무는 영적 민감함을 허락하옵소서.

오늘도 성령을 따라 행하게 하시고 육체의 욕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주님의 평안이 우리의 발걸음을 이끌고 주님의 사랑이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