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목사 칼럼
죽음보다 강한 사랑 — 예수님의 마지막 포옹
몇 년 전 터키에서 일어난 대지진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참혹한 재난이었습니다.
우리 TMTC 팀들도 단기선교팀을 만들어 한 주간 동안 봉사 하면서 선교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너무도 비참한 현실을 보았고, 수많은 난민들이 비통해 하는 모습은 말로 형용 할 수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그 현장에서 16일 동안이나 땅속에 갇혀 있다가 구출 된 형제도 만났습니다. 그것은 기적중의 기적이었습니다. 그런 기적적인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은 무너진 잔해 사이로 사람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흙더미 속에서 한 젊은 여성이 기도하듯 웅크린 자세로 발견되었습니다. 목과 허리는 무너진 구조물의 무게에 부러져 있었고,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습니다. 구조대원들은 생존 가능성을 확인한 뒤 이동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현장 지휘를 맡은 팀장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스쳤던 것입니다. 그는 여성의 품 안쪽을 살폈고, 놀라운 외침이 현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아기가 있다!!”
꽃무늬 담요 속에는 생후 3개월 된 아기가 숨을 골고루 쉬며 잠든 듯 누워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마지막 순간 자신의 몸을 방패처럼 내어주어 아이를 덮고 있었던 것입니다.
담요를 풀자 한 대의 휴대폰이 나왔습니다.
그 안에는 엄마가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아가야,
만약 네가 살아남는다면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꼭 기억해야 한단다.”
구조대원 모두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들은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은 사랑이라는 것을…
그 어머니는 죽었지만, 그녀의 사랑은 살아 있었고, 아기를 살렸습니다.
죽음의 순간에도 절망보다 사랑을 선택한 사람.
그 사랑은 죽음을 넘은 사랑이었습니다.
죽음보다 강한 사랑 — 성경이 말하는 사랑의 본질
성경은 사랑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아가 8:6)
“사랑은 죽음 같이 강하고 그 기세는 스올같이 잔인하며 불길같이 일어나니 여호와의 불과 같으니라.”
‘죽음보다 강한 사랑.’
터키의 그 젊은 어머니의 사랑처럼, 자기 생명을 내어주는 사랑은 인간 본능을 초월한 가장 위대한 힘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말합니다.
이 사랑의 본질은 인간에게서 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난 것이라고….
요한일서 4:10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
하나님은 사랑을 말씀하신 정도가 아니라 사랑이 무엇인지를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분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인류를 향한 마지막 포옹
터키 어머니가 무너지는 집에서
아기를 온몸으로 감싸며 죽음을 막아낸 것처럼, 예수님은 죄와 사망으로 무너지는 세상 앞에서 우리를 감싸기 위해 십자가로 걸어가셨습니다.
(로마서 5:8)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예수님의 죽음은 우발적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의도적 선택이었습니다.
“내가 너를 살리고 싶다”는 하나님의 절규이자 선언이었습니다.
터키 어머니가 마지막 순간 남긴 메시지처럼 예수님의 삶 전체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요13:15)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기억하라.”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우리에게 남기신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고전 11:24-25)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그의 사랑이 우리를 살렸다”
아기는 잔해 속에서도 살아 있었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 목숨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은 복음의 실물 예화와 같습니다.
(요한복음 10:11)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
예수님은 우리가 죄의 무너진 폐허 속에 묻혀 있을 때, 우리를 일으켜 품에 안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요한복음 15:13)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예수님의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었고, 행동을 넘어서 희생이었고, 희생을 넘어서 구원이었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한 문장
터키 어머니가 남긴 문자는
지금도 많은 사람을 울립니다.
“아가야, 만약 네가 살아남는다면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꼭 기억해야 한단다.”
예수님도 우리에게
닮은 메시지를 남기셨습니다.
(요한복음 3:1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 말씀은 이렇게 해석해도 무방합니다.
“너를 살리기 위해 내가 얼마나 큰 사랑을 했는지 잊지 말아라.”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늘이 남긴 ‘사랑의 문자 메시지’입니다.
짧지만, 영원한 메시지입니다.
그 사랑이 오늘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예수님의 사랑을 진심으로 깨달으면 삶의 무게와 두려움이 달라집니다.
(1) 우리는 버려진 존재가 아니라 품어진 존재입니다
어머니의 품 안에서 잠든 아기처럼,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를 안고 지켜주십니다.
(시편 91:4)
“그가 너를 그의 깃으로 덮으시리니 네가 그의 날개 아래 피하리로다.”
(2) 우리는 ‘살아남은 존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이유가 있는 존재입니다
예수님의 희생 안에서 우리의 인생은 우연이 아니라 목적을 갖게 됩니다.
(3) 우리는 사랑받는 만큼 사랑해야 할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요한복음 13:34)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사랑받은 자만이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에게서 받은 사랑을
이제는 누군가에게 흘려보낼 차례입니다.
죽음을 넘은 사랑, 우리를 품은 사랑
터키의 어머니는 무너져 내리는 세상 속에서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몸을 내어주었습니다.
예수님 역시 죄와 사망이 무너져 내리는 세상 속에서 우리를 품기 위해 십자가를 선택하셨습니다.
둘 다 죽음보다 강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가 다릅니다.
터키의 어머니는 사랑으로 아기를 살렸지만, 예수님의 사랑은
우리를 영원히 살리셨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예수님의 메시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꼭 기억해라. 그 사랑이 너를 영원히 살렸다.”
그 사랑이 오늘 우리의 영혼을 일으키고, 삶을 새롭게 하고,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죽음보다 강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지금도 당신을 향해 살아 있습니다.
🙏주님, 오늘 우리는 한 어머니가 아기를 품고 생명을 지켜낸 이야기 속에서 사랑의 깊이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무너지는 집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그 마지막 포옹처럼,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사랑이 얼마나 크고 놀라우신지 마음 깊이 깨닫습니다.
주님,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우리를 위해 죽으심으로 사랑을 확증하신 그 십자가의 은혜 앞에
겸손히 머리를 숙입니다.
그 사랑이 우리의 생명을 살리셨고, 그 사랑이 우리의 미래를 열어 주셨으며, 그 사랑이 오늘도 우리를 붙들고 계심을 믿습니다.
주님,
우리가 세상의 소음과 걱정 속에서 흔들릴 때,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게 하소서.
“내가 너를 사랑한다, 두려워하지 말라”
말씀하시는 그 음성이 우리 마음의 평안이 되고 힘이 되게 하옵소서.
하늘 아버지,
예수님께서 우리를 품어주셨듯
우리 또한 누군가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시고,
받기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사랑이 되도록
우리의 마음을 넓혀 주옵소서.
주님,
죽음보다 강한 예수님의 사랑이
오늘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시고
낮아진 자를 일으키시며 지친 자에게 쉼이 되게 하시고 상한 마음 위에 기름처럼 부어지게 하소서.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님이 남기신 그 마지막 메시지,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그 선언을 평생 잊지 않고 붙들게 하옵소서.
오늘도 그 사랑으로 살아가게 하시고, 그 사랑 안에서 담대히 미래로 나아가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