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목사 칼럼

인간의 연약함과 은혜

우리는 흔히 “사람은 강하다”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문명을 만들고, 과학을 발전시키며, 자연을 어느 정도 정복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일관되게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연약한 존재이며, 바로 그 연약함이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합니다.

오늘은 인간의 연약함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피고, 성경은 이러한 연약함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그리고 그 연약함 속에 담긴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1. 육체적으로 매우 취약한 존재

겉으로 보기에는 강해 보이지만, 인간의 몸은 자연 속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연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짐승들과는 달리 날카로운 이발톱도 없고, 맹수처럼 단단한 턱이나 강한 이빨도 없으며, 양처럼 털도 없어 추위나 더위를 버티는 능력이 매우 제한적이고, 작은 바이러스에도 쉽게 병들고 죽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인간이 오늘날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대부분 문명, 기술, 사회 시스템 덕분입니다.

성경은 인간의 연약함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주께서는 우리의 체질을 아시오며 우리가 단지 먼지뿐임을 기억하심이로다.” (시편 103:14)

하나님은 우리가 강해서가 아니라, 연약하기 때문에 돌보십니다.

또한, 육체적 연약함은 인간의 죄가 세상에 들어온 이후 더욱 심해졌습니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창세기 3:19)

우리의 생명은 너무도 쉽게 사라질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했다 하더라도 인간이 본질적으로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죽음의 본질도 하나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2. 정서적·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쉬운 존재

사람은 감정이 풍부합니다. 기쁨도 크게 느끼지만, 동시에 외로움·슬픔·상실·불안·상처에도 크게 흔들립니다.

인간은 감정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합니다. 관계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습니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 마음이 무너질 때도 있습니다.

성경은 인간의 감정적 취약함을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그 길을 자기 생각에 바르다 하나 여호와는 심령을 감찰하시느니라.” 

(잠언 21:2)

우리는 자신을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이 얼마나 흔들리기 쉽고 깨지기 쉬운지 아십니다.

또한 성경은 우리가 쉽게 염려하고 두려움에 빠질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 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염려하지 말라고 하신 이유는, 우리가 염려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3. 타인에게 의존하는 존재

1 년 2 년 아기는 혼자 먹지도, 걷지도, 살아남지도 못합니다. 거의 무력합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철저히 누군가의 돌봄에 의존합니다. 

어른이 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서로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성경도 인간이 홀로 존재할 수 없음을 분명히 말합니다: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창세기 2:18)

또한, 신약에서는 우리가 한 몸으로서 서로에게 속해 있다고 말합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 각 부분이라.” (고린도전서 12:27)

즉 인간은 고립되면 약해지며, 공동체 안에서만 온전해질 수 있습니다.

“스스로 강하다”는 생각은 환상에 가깝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도록 지으셨습니다. 

4. 환경 변화에 취약한 존재

인간은 자연재해 앞에서 매우 연약합니다. 지진, 홍수, 쓰나미, 폭풍, 가뭄에 속수무책입니다.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질오염, 기후 변화, 식량 문제에도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인간은 기술이 없으면 극한의 환경에서 생존 불가합니다.

성경에서도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이 무력함을 자주 드러냅니다.

“여호와여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알아주시나이까… 사람은 헛것 같고 그의 날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으니이다.” 

(시편 144:3–4)

또한 예수님은 자연을 다스리셨고, 제자들은 그 앞에서 “우리가 죽게 되었나이다”라고 외쳤습니다. (마가복음 4:38)

이 장면은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 그리고 하나님만이 창조주이시며 보호자이심을 보여줍니다.

5. 죽음과 질병을 피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결국 죽습니다. 아무리 건강해도, 아무리 젊어도, 아무리 강해 보여도…죽금 앞에서는 철저히 절대적으로 무력한 것이 인간입니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히브리서 9:27)

죽음은 인간의 절대적 한계입니다.병 역시 피해갈 수 없습니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시편 90:10)

이 말은 인간의 생명이 매우 연약함을 강조합니다.

수명도 제한적이고, 질병을 완전히 통제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약함’은 하나님의 강함을 드러내는 자리입니다

이제 중요한 진리를 보겠습니다.

인간의 약함은 결코 저주가 아니라,하나님의 은혜가 드러나는 통로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약함을 고백했을 때,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고린도후서 12:9)

하나님은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은혜를 주십니다.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찾게 됩니다.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교만이 깨지고, 겸손이 자라납니다.

인간의 약함은 인간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강함을 체험하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나는…인간은…

•육체적으로 연약하고

• 감정적으로 흔들리고

• 타인에게 의존하며

• 자연 앞에서 무력하고

• 죽음과 질병을 피할 수 없는 존재

그러나 이 연약함 속에서,

• 사랑하게 되고

• 배우고 성장하며

• 서로 돕게 되고

• 하나님을 의지하게 되고

• 겸손함을 배우게 됩니다.

인간의 연약함은 결코 실패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담는 그릇입니다.

🙏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오늘 우리의 연약함을 다시 바라보며 그 연약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하시고 그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보게 하옵소서.

우리의 육체가 연약할 때

주의 강하심을 경험하게 하시고,

우리의 마음이 흔들릴 때

성령의 위로와 평강으로 붙들어 주소서.

사람에게 의존해야 하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 겸손을 배우게 하시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더 사랑하게 하옵소서.

자연과 환경 앞에 무력함을 느낄 때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시고,

죽음과 질병의 현실을 마주할 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옵소서.

하나님, 우리의 약함을 사용하셔서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 주시기를 원합니다.

약한 우리를 통해 강하신 하나님을 세상이 보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