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목사 칼럼

잊어야 할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

우리는 살아가면서 참 많은 것을 기억하고, 또 많은 것을 잊습니다. 기억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때로 붙잡고 놓지 못한 기억이 우리를 지치게 할 때도 있습니다.

다람쥐는 도토리를 땅에 묻어두고는 곧잘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그 건망증 덕분에 땅에 묻힌 도토리가 싹을 틔우고 자라 울창한 상수리나무 숲을 이루게 된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다람쥐가 어리석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잊음’이 숲을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기억하려 애쓰지 않았기에 풍성한 열매가 생겨난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잊지 못해서 고통스럽고, 잊어야 비로소 살아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을 잊으면 삶의 방향과 의미를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잊지 못해 고통받는 기억들이 있습니다. 

• 지난날의 실패와 실수

• 상처받았던 말

• 원망과 미움

• 걱정과 불안과 두려움

• 미래에 대한 염려

그러나 성경은 말씀합니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빌립보서 3:13)

과거에 묶인 사람은 미래를 향해 걸어갈 수 없습니다. 잊어야 할 것에 집착하면 주님이 주신 새로운 길을 볼 수 없습니다.

다람쥐의 건망증이 숲을 만들었듯, 때로는 잊음이 은혜가 됩니다.

오늘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것들은 무엇입니까?

용서하지 못해 무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그 감정, 스스로를 정죄하며 짓누르는 그 기억, 하나님보다 먼저 붙들고 있는 염려는 아닙니까?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로마서 8:35)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로마서 8:38,39)

세상은 변합니다. 사람도 변합니다. 환경과 감정도 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요한일서 4:10)

우리가 하나님을 먼저 찾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먼저 사랑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아무 자격도 없고, 사랑받을 이유도 없을 때 하나님은 먼저 우리에게 “나는 너를 사랑한다” 말씀하셨습니다.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입니까?

얼마나 놀랍고 영광스러운 부르심입니까?

찬송가 304장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한없는 하나님의 사랑 다 기록할 수 없겠네”

하늘을 종이 삼고 바다를 잉크 삼아도 하나님의 사랑을 다 적을 수 없다는 고백, 그 사랑이 지금 우리 안에 있습니다.

영적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잊어야 할 것 & 잊지 말아야 할 것)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무엇을 잊고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를 분별하는 것입니다.

• 잊어야 할 것:

상처, 염려, 원망, 죄책감, 두려움, 실패, 쓴뿌리, 복수심

•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말씀, 구원의 기쁨, 하나님의 약속, 십자가의 구속, 부활의 소망

우리는 종종 거꾸로 합니다.

버려야 할 것은 붙잡고, 붙잡아야 할 것은 흘려보냅니다.

그러나 오늘 결단합시다.

✅ 잊어야 할 것은 잊고 ✅ 기억해야 할 것은 가슴에 새기고 ✅ 하나님의 사랑을 중심에 두는 삶

그때 비로소 마음이 자유롭고

믿음이 깊어지고 영혼이 새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다람쥐의 잊음이 숲을 만들듯

우리의 내려놓음은 은혜의 길을 엽니다.

그리고 잊지 않는 단 하나의 진리,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이 우리를 평안하게 합니다.

오늘도 그 사랑 안에 머물며 기억할 것을 기억하고, 버릴 것을 버릴 수 있는 지혜와 은혜가 우리 가운데 있기를 바랍니다.

🙏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우리를 먼저 사랑하신 은혜를 기억합니다.

자격 없던 우리를 불러 자녀 삼으시고 영원한 사랑으로 붙드심을 감사합니다.

주님,

우리 마음 속 오래된 상처와 두려움과 버리지 못한 기억들을 내려놓게 하소서.

잊어야 할 것을 잊고, 잊지 말아야 할 주님의 사랑을 날마다 새기며 살게 하소서.

우리의 삶이 미움이 아니라 사랑을 남기고, 원망이 아니라 감사의 열매를 맺게 하시며, 과거가 아니라 소망을 바라보게 하소서.

하나님 안에서 자유하게 하시고

하늘의 평안과 거룩한 기쁨으로

매일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