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목사 칼럼

탐심과 거룩한 두려움

[시편 128:1~2]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잠언 9:10]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

제프리 체서, 『캔터베리 이야기』 중 “면죄부 장수의 이야기입니다

한 시골 마을의 세 명의 방탕한 젊은이가 술집에서 놀던 중, 친구가 갑자기 전염병(흑사병)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분노한 그들은 “죽음을 찾아가서 없애버리자!”며 무모한 결심을 합니다.

길을 걷던 중 허름한 노인을 만납니다. 노인은 이들에게 “너희가 찾는 죽음은 저 언덕 아래 큰 참나무 아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그곳으로 달려가고, 그 아래에서 커다란 금화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죽음을 찾은 대신, 탐욕의 유혹을 만나게 된 것이죠.

세 사람은 처음엔 금화를 함께 나누기로 하지만, 이내 마음속에 욕심이 자라납니다.

둘은 한 사람을 마을로 보내 술과 음식을 사오게 하고, 그가 돌아오면 죽여서 금화를 둘이 나누자고 모의합니다.

반면 마을로 간 그 한 사람은, 자신만 금화를 차지하려고 술에 독을 타서 돌아옵니다.

결과는 비극입니다.

두 사람은 그가 돌아오자마자 칼로 찔러 죽이고, 기쁨에 취해 독이 든 술을 나눠 마시며 둘 다 죽습니다.

결국, 세 사람은 탐욕 때문에 모두 죽음에 이른 것입니다.

노인이 말한 “죽음은 저기 있다”는 말이 문자 그대로 성취된 셈입니다.

‘탐심’이라는 말은 다른 사람의 소유에 대한 욕심을 의미하는 헬라 원어로 '더 움켜 쥔다'는 뜻입니다.

탐심은 큰 죄입니다. 이 탐심 때문에 여러 가지 죄악이 세상에서 일어납니다. 탐심 때문에 거짓말도 하고 도적질도 합니다. 그래서 탐심은 '만악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탐심은 십계명의 마지막 계명이고 절제는 성령의 아홉가지 중 마지막 열매입니다.

탐심은 “갖고 싶은 마음”이고,

절제는 “갖고 싶어도 참는 마음”,

더 나아가 “하나님께 맡기고 만족하는 마음”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계실 때,

우리는 세상의 욕망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게 되고, 그때 비로소 탐심은 힘을 잃게 됩니다.

마지막 계명이 제10계명입니다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여종이나 소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

(출애굽기 20장 17절 / 신명기 5장 21절)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

탐심이 우리 마음속에 들어오게 되면 참된 신앙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참된 신앙생활은 하나님이 주신 것에 만족하며, 그분의 뜻 안에서 기뻐하는 삶에서 시작됩니다.

바울도 “내가 어떠한 형편에든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빌립보서 4:11)라고 고백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것은 언제나 가장 선한 것입니다.

이웃의 것을 부러워하기보다, 오늘 내게 주신 은혜에 감사할 때

우리의 마음은 자유로워지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게 됩니다.

[누가복음 12:15] 그들에게 이르시되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 하시고

인간은 어릴 때 부모님의 사랑이나 선생님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려는 소유욕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성장하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 재물이나 명예를 통해 사람들 앞에서 우쭐대고 싶은 욕망으로 집착하기도 합니다.

심할 경우 사람들은 불의한 방법인을 알면서도 자신의 소유욕을 만족시키고자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잠언 10:2~3] 불의의 재물은 무익하여도 공의는 죽음에서 건지느니라 여호와께서 의인의 영혼은 주리지 않게 하시나 악인의 소욕은 물리치시느니라

탐심으로 죽은 사람들

여리고 성을 무너뜨린후 아간은 그 중 시날산의 외투와 금, 은 덩어리를 몰래 숨겼습니다.

그의 탐심 때문에 이스라엘이 아이 성 전투에서 패하였고, 하나님께서는 아간과 그의 가족,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돌무더기로 만들어 심판하셨습니다…..

그리고 선지자 엘리사의 종 게하시는 나아만 장군이 문둥병에서 나은 뒤,엘리사가 아무 선물도 받지 않자 속으로 탐심이 생겨 몰래 뒤쫓아갑니다.

그리고 거짓말로 은 두 달란트와 옷 두 벌을 받아 숨겼습니다. 그후 나아만의 문둥병이 그와 자손에게 옮겨 죽게됩니다.

가롯유다의 탐심은 주님을 배신하게 만들었고, 결국 그는 후회와 절망 속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여러 인물 중 탐심으로 죽임을 당한 대표적인 인물을 뽑자면 아나니아와 삽비라입니다. 

성경은 초대교회가 부흥하던 중에 일어난 이 비극적인 사건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자신들의 소유를 팔아 그 일부를 헌금하였습니다. 그들은 나름대로 헌신한 사람이었고 예나 지금이나 자신의 소유를 헌금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두가 죽임을 당했습니다.

작든 크든 헌금을 했는데.. 일부만 헌금한 것이 죽임을 당할 정도로 큰 죄일까요?

이 사건은 언뜻 보면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에게 지나친 처벌로 보입니다. 

그들이 어떤 죄를 지었기에 그런 엄한 징벌을 받았을까요?

[사도행전 5:1~4] 아나니아라 하는 사람이 그의 아내 삽비라와 더불어 소유를 팔아 그 값에서 얼마를 감추매 그 아내도 알더라 얼마만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니 베드로가 이르되 아나니아야 어찌하여 사탄이 네 마음에 가득하여 네가 성령을 속이고 땅 값 얼마를 감추었느냐 땅이 그대로 있을 때에는 네 땅이 아니며 판 후에도 네 마음대로 할 수가 없더냐 어찌하여 이 일을 네 마음에 두었느냐 사람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로다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땅 전부를 팔고 땅값의 일부를 감추며 전부라고 말한 거짓말을 했습니다. 

땅 전부를 팔고 존경과 인정을 받은 바나바처럼 칭찬을 받고 싶었지만 막상 다 드리려니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일부는 감추고 전부라고 속였습니다.

세상적으로 볼 때는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자 한 거짓말이지만 영적으로는 성령님께 거짓말을 한 것, 즉 하나님께 거짓말 한 죄이며 하나님의 영을 시험하려 한 죄입니다.

[사도행전 5:9]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어찌 함께 꾀하여 주의 영을 시험하려 하느냐 보라 네 남편을 장사하고 오는 사람들의 발이 문 앞에 이르렀으니 또 너를 메어 내가리라 하니

하나님은 헌금의 금액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내면의 동기와 순결성과 거룩성을 보십니다.

오순절 성령강림으로 예루살렘 교회가 태동했으며 베드로의 강력한 복음 전도 설교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복음으로 받아들이던 때였습니다.

예루살렘 교회가 믿음의 공동체로서 신앙의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우는 중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자세하게 기록한 이유는 누가 교회의 주인이며 누가 교회를 이끄는 분인지를 분명하게 알게 하기 위함입니다.

초대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하고, 하나님은 결코 인간에게 속지 않으신다는 것과 하나님을 속이려는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를 깨닫고 거룩한 두려움을 갖게 하기 위해 강한 징벌을 내렸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성령을 속이기 전에 성경은 사탄이 그들의 마음에 가득했다고 말합니다. 

사탄은 그들 속에서 어떤 욕망이 샘솟도록 마음을 격동시켰을까요?

바로 바나바처럼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욕심이 생기도록 했습니다. 우리 마음에 욕심이 생기면 사탄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틈을 타고 들어와 우리의 욕심과 욕망을 자극하고 우리는 그 유혹에 굴복하고 맙니다.

오늘날 우리는 직접적으로 성령을 속이며 살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성령을 근심하게 하며 살고 있습니다.   

[에베소서 4:26~27]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

화를 내고 분노하는 것은 마귀에게 틈을 주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4:29~30]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 하나님의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라 그 안에서 너희가 구원의 날까지 인치심을 받았느니라

더러운 말은 성령님을 근심하게 하는 것이므로 선한 말을 해야 합니다.

[에베소서 4:31~32]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비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서로 친절하게 하고 불쌍히 여기고 서로 용서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우주 만물의 창조주로 믿는 사람과, 저절로 우연히 우주가 생겼다고 믿는 무신론자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거룩한 두려움의 유무입니다.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모르게 속이면 그것으로 끝이기에 가족을 속이고 사람들을 속이며 삽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어떤 경우에도 성령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에게는 하나님에 대한 거룩한 두려움이 있으신가요?

언제부터인가 교회에 거룩한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하나님을 친구처럼 생각하지 심판자로 여기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자신의 필요를 채우는 도우미 정도로 생각하고 교회를 자신의 생각대로 자신의 입맛대로 만지작거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예수님을 통해 죄사함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언제든지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고 하나님께 우리의 필요를 채워달라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거룩한 두려움이 함께 가야 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경건한 두려움, 거룩한 두려움이 사라진 크리스찬에게 교회는 자칫하면 자신의 감정이나 기분을 해결하는 사교장으로 전락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주는 두려움은 사람을 위축시키지만, 하나님에 대한 거룩한 두려움은 내 속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방자한 삶에 빠지지 않게 합니다.

우리 모두 남은 인생 동안 하나님의 위엄과 통치와 심판을 마음에 두고 거룩한 두려움,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하나님을 인정하는 삶을 살길 기도합니다.

🙏공의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아나니아와 삽비라를 통해서 하나님에 대한 거룩한 두려움을 깨닫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인자하시고 사랑이시지만 심판자이신 하나님을 너무 친구처럼 편하게 생각하여 교회의 순수성과 성결함을 훼손한 것은 아닌지 저의 말과 행동을 뒤돌아 봅니다.

교회 공동체의 성결을 위해서 늘 깨어있고 말씀으로 무장하여 성령님을 근심하지 않게 하소서. 

사탄이 틈을 타고 저를 유혹하지 않도록 제 마음을 붙잡아 주시고 두려움과 경외함으로 하나님을 인정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하나님을 경외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용납하고 용서하는 제가 되게 하시고, 서로 칭찬과 격려로 서로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섬기는 아름다운 관계를 이루어가게 하시고, 복음을 전하는데 더욱 힘을 기울이게 하시고, 매일 감사하며 살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