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목사 칼럼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시골길을 자동차로 지나가다가 교회옆으로 돌아가는데  교회 머릿돌 위에 써있는 성경구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어려서부터 알고 있던 말씀인데 그날따라 마음에 감동으로 다가 왔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되새기면서 운전하며 왔습니다.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

(시편 73:28)

사람들은 복을 좋아합니다.

“복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이 인사 속에는 모두 ‘무엇을 얻는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건강의 복, 재물의 복, 자녀의 복, 성공의 복… 그런데 우리가 바라는 복의 대부분은 ‘눈에 보이는 것들’입니다.

우리는 보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라디오를 듣는 것보다 TV로 보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내 눈으로 본 것만 믿겠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맛을 본다" "만져 본다" "맡아 본다" "들어 본다"..등 "본다"는 말을 붙여서 많이 씁니다. 

이렇듯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공기,자외선,원자, 양자, 전자, 핵, 전기 등은 육안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육신의 눈은 가까운데 있는 것은 보이지만 멀리 있는 것은 볼 수가 없습니다. 

겉에 있는 것은 볼 수 있으나 속에 있는 것은 볼 수 없습니다.

물질적인 것은 볼 수 있으나 영적인 것은 볼 수 없습니다. 육신의 눈은 부정확합니다. 똑바른 젓가락을 맑은 물그릇에다 집어 넣고 보면 구부러져 보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분명히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태양은 그대로 있고 지구가 도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 육신의 눈만을 가지고 판단했다가는 큰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4:18]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시편 73편의 저자 아삽은 이 땅의 부유한 자들을 보며 혼란에 빠졌습니다.

“왜 악한 사람들은 잘 사는가?”

“하나님을 멀리하는 사람은 더 풍족해 보이는데, 나는 믿음으로 살려 하니 더 고난이 많은가.”

그의 마음에는 시기와 낙심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성전에서 하나님을 다시 만났을 때, 그는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아삽은 외적인 형통보다, 하나님과의 친밀함이 진짜 복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의 시선이 세상에서 하나님께로 옮겨진 순간, 혼란이 평안으로 바뀌었습니다.

가까움이 주는 안정감이 있습니다. ‘가까움’이란, 단순한 물리적 거리가 아닙니다. 마음의 거리, 곧 관계의 친밀함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멀리 있는 사람보다 가까운 사람이 나를 이해하고 위로합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같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갈 때, 그분의 마음이 들리고, 그분의 시선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시편 46:1)

폭풍 속에서도 피난처가 가까이 있으면 안심이 됩니다. 기도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멀리 계시지 않습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이 하나님을 멀리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까이 가려면 멀어져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무릇 주를 멀리하는 자는 망하리니 음녀 같이 주를 떠난 자를 주께서 다 멸하셨나이다 (시73:27)

우리가 하나님께 가까이 가려면,

반대로 세상으로부터는 멀어지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다른 방향으로 끌어갑니다.

“더 가져라.”, “더 높아져라.”, “더 인정받아라.”

하지만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마태복음 6:33)

하나님께 가까이 함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내 마음이 세상에 더 가까운가, 하나님께 더 가까운가

그 질문이 오늘 우리의 영혼을 점검하게 합니다.

기도는 시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방향을 바로잡는 순간입니다.

말씀 묵상은 머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숨결을 들이마시는 일입니다.

가까움 속에서 듣는 하나님의 음성이 있습니다.

아삽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았다.”

그에게 하나님은 ‘멀리 있는 절대자’가 아니라 ‘가까이 계신 보호자’였습니다.

우리도 삶의 광야 한가운데서 이 음성을 듣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하리라.” (이사야 41:10)

하나님께 가까이 있는 사람은

고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환경은 바뀌지 않아도, 관계의 안정감이 그를 붙들어 줍니다.

가까운 자에게 맡겨지는 사명이 있습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께 가까이 간 뒤 이렇게 말합니다.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

하나님께 가까이 가면, 우리는 ‘받는 자’에서 ‘전하는 자’가 됩니다. 그분의 사랑을 경험한 사람은

그 사랑을 나누지 않고는 견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신앙은 결국 유통의 여정입니다. 은혜를 받는 사람에서, 은혜를 흘려보내는 사람으로.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 (고린도전서 10:24)

하나님께 가까이 함은, 그분의 마음에 가까이 가는 일이고,

그 마음은 언제나 “사랑과 나눔”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나님께 가까워지는 가장 확실한 길은 말씀입니다.

시편 119편에서 기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 눈을 열어서 주의 율법에서 놀라운 것을 보게 하소서.” (시 119:18)

“여호와여 주의 율례들의 도를 내게 가르치소서 내가 끝까지 지키리이다.” (시 119:33)

말씀은 하나님 마음의 언어입니다. 그분의 음성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가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들리지 않을 뿐입니다.

성경을 읽을 때마다 하나님의 마음이 한 줄 한 줄 우리 안에 새겨집니다. 그것이 영혼의 ‘가까움’입니다.

오늘 우리가 회복해야 할 복은 관계의 복입니다.

하나님과의 거리,

이웃과의 거리,

자기 자신과의 거리.

이 세 거리가 가까울수록, 우리의 삶은 평안하고 단단합니다.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사람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며, 이웃에게도 따뜻한 손을 내밉니다.

“너희는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요한복음 15:4)

🙏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세상은 끊임없이 멀어지게 하지만, 주님은 오늘도 우리를 가까이 부르십니다.

주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주님께 가까이 나아가, 그분의 마음을 알고, 그분의 뜻을 따르며, 그분의 사랑을 전하는 자 되게 하소서.

주님과 가까워질수록 세상 염려가 멀어지고, 주님의 평강이 내 안에 임하게 하소서.

오늘도 말씀으로 나를 새롭게 하시고, 기도로 내 마음을 붙드시며, 찬양으로 내 영혼을 회복시켜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