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목사 칼럼
은총의 시간, 끝없는 찬양
날씨는 여전히 무덥지만, 새벽 산책길에 울려 퍼지는 풀벌레들의 노래는 가을의 문턱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그 작은 생명들의 합창은 계절의 변화를 노래하며, 제 마음에도 잔잔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문득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북한 깊은 산속, 차디찬 감옥방에서 들었던 풀벌레들의 합창 소리.
사람의 자유를 빼앗고, 몸을 억압할 수는 있었지만, 하나님이 주신 자연의 위로와 은혜의 선율까지는 막을 길이 없었습니다.
나는 그 소리에 귀 기울이며 행복하게 잠들곤 했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마태복음 4:4)
노동에 지쳐 피곤한 육체였지만, 하나님께서는 날마다 자연 치유의 은총으로 찾아와 주셨습니다.
그분은 풀벌레의 울음소리, 바람의 숨결, 새벽의 고요 속에 임재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동행하시며 949일의 고난을 지나가게 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 대역사의 문을 여셨습니다.
949일의 눈물이 끝나고, 역전의 드라마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로 칠 년이 넘는 은총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고난의 날은 셀 수 있었으나, 은혜의 날은 이제 3,000일을 넘어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의 노여움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기숙할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시편 30:5)
고난의 시간은 수로 계산할 수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총은 수로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은혜는 날마다 새롭고, 기적은 날마다 이어집니다.
감동이 날마다 샘솟고, 기대가 날마다 커져갑니다.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 (시편 63:3)
하나님은 가장 놀라우신 분이시며, 인자하심이 크시고 자비는 끝이 없습니다.
죄인을 끝없이 용서하시며, 우리가 돌이킬 때마다 불쌍히 여기시고 다시 품어주십니다.
그 넓은 가슴을 느낄 때마다 눈물이 흐릅니다.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하나님은 찬양받기에 합당하십니다.
그분의 사랑의 절정은 십자가와 부활에서 나타났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사랑의 소식을 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이로다.” (고린도전서 9:16)
오늘도 기도합니다.
주여, 오늘도 이 복된 하나님의 사랑의 이야기를 전하며 살게 하소서.
풀벌레의 합창 속에서도 은혜를 발견했던 것처럼, 일상의 작은 순간마다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고 나의 입술이 주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통로가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찬송시
(내구주 예수를 더욱사랑) 가사에 맞추어 작사함
1절
무더운 여름 속 새벽 길 위에
풀벌레 노래는 가을을 노래해
깊은 감옥방에 주 은혜 임하여
기쁨과 평안을 내게 주셨네
후렴
주 은혜 크도다 날마다 새로워
주 은혜 크도다 영원히 찬양해
2절
949일의 고난의 날 지나
3천 날 은혜로 주 역사 보이네
저녁엔 울음이 아침엔 기쁨을
주의 손 붙드사 인도하시네
후렴
주 은혜 크도다 날마다 새로워
주 은혜 크도다 영원히 찬양해
3절
십자가 사랑과 부활의 능력
끝없는 인자로 나를 품으셨네
죄인을 용서해 다시 품으시는
그 넓은 가슴에 눈물이 흐르네
후렴
주 은혜 크도다 날마다 새로워
주 은혜 크도다 영원히 찬양해
*오늘 새벽 4 시에 산책하며 지은 졸작입니다.
차갑게 내리는 빗방울,
이 땅의 백성들이 흘리는 눈물처럼
뺨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나라를 생각하니
비는 단순한 빗줄기가 아니라
기도의 눈물,
한숨의 고백처럼 느껴졌습니다.
작은 풀잎에도 맺힌 이슬처럼
백성들의 눈물은 흘러내려도
결코 사라지지 않고
하나님 앞에 상달되리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