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목사 칼럼

방향 없는 열심의 위험

저는 평생 만보를 목표로 매일같이 걸으면서 생각하고 기도하며 말씀을 묵상합니다. 

제옆에서 앞에서 뒤에서 뛰는 사람들이 부러워서 뛰어 보기도 했지만 뛰면 묵상이 안되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것은 방향과 속도의 차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도를 내고 달리지만 방향이 잘못 된다면 큰일입니다.

“빠르게 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로 가는가가 중요합니다.”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방향이 맞으면, 느린 속도도 결국 원하는 곳에 데려다 줍니다.

방향 설정은 생각의 힘, 속도는 실행의 힘입니다. 생각 없이 실행하면, 결국 길을 잃습니다.

고린도전서 9장 26절 

“그러므로 나는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 같이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 같이 아니하며”

(고린도전서 9:26)

이 구절에서 바울은 목표 없이 달리지 않고, 허공을 치는 싸움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자신의 사역과 믿음의 삶이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디모데후서 4장 7절]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잠언 19장 2절은 이렇게 경고합니다.

“지식 없는 소원은 선하지 못하고, 발이 급한 사람은 잘못 가느니라.”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그것은 인생의 낭비입니다. 하나님은 속도보다 우리가 어디로 향하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시편 23편 3절은 우리 삶의 방향성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 길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따라 걸을 때, 비로소 우리는 참된 의미와 목적을 찾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길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단 한 번도 조급하게 사신 적이 없습니다. 늘 기도하시고, 하나님 아버지의 뜻에 귀 기울이며 사셨습니다. 요한복음 5장 19절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아들이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나니…”

이것이 우리 삶의 본이 되어야 합니다. 앞만 보고 달리는 삶이 아니라, 하늘을 바라보며 의미 있게 걷는 삶입니다.

속도를 내는 데만 집중하면 우리는 쉽게 세상의 경쟁과 비교에 휘둘립니다. 하지만 방향을 정하고 걷는 사람은 중심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로마서 12:2)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한 사람은 흔들리는 세상에서도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속도는 결과를 단기적으로 보여줄 수 있지만, 방향은 인생 전체의 열매를 결정합니다. 빠르게 올라간 성공이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는 뿌리가 얕기 때문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요한복음 15:5)

주님 안에 붙어 있을 때, 느릴지라도 풍성한 열매를 맺는 삶이 가능합니다.

생각하며 걷는 실제 적용

1. 하루 5분 멈춰 기도하기

아침에 하루의 방향을 정하며 기도하세요.

“주님, 오늘 누구를 위해 살고, 어디로 걸어가야 합니까?”

2. 주간 말씀 묵상 정하기

한 주간 묵상할 말씀을 정해 삶의 기준으로 삼으세요.

3. ‘왜’ 질문 던지기

결정을 내릴 때 “왜 이걸 하려고 하지?”라고 스스로 질문해 보세요. 의도와 방향을 점검하는 훈련입니다.

4. 작은 걸음에 의미 부여하기

남보다 느려도 괜찮습니다. 주님과 함께 가는 길이라면, 한 걸음도 헛되지 않습니다.

어느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세상의 성공을 좇아 빠르게 달리다가, 번아웃에 걸려 삶의 의미를 잃었습니다. 그때 한 목사님의 조언을 듣고,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천천히 걸어라. 하나님과 대화하며 걸어라.”

그 청년은 매일 새벽 말씀을 읽고, 산책하며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삶은 느려졌지만, 방향은 또렷해졌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는 속도보다 ‘왜’ 사는지를 아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뛰고, 누군가는 천천히 걷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가는가가 아니라,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느냐입니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깊이 생각하며 걷는 길이 진짜 나를 이끈다.”

하나님 안에서 걷는 삶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그 걸음이 때론 느려 보일지라도, 주님이 함께하시는 그 길은 가장 바른 길입니다.

🙏 사랑의 하나님,

세상의 소음과 속도 속에서

조용히 제 삶의 방향을 돌아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는 때때로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결과만을 추구하며, 주님의 뜻을 묻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멈추어 묵상하고, 기도하며 걷기를 원합니다.

속도가 아니라, 주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걷게 하소서.

조급함보다 인내를, 비교보다 주님과의 친밀함을 선택하게 하소서.

주님과 함께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제 삶의 깊은 의미가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