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목사 칼럼

눈치와 믿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눈치를 보며 살아갑니다. 눈치를 본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과 반응을 의식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눈치는 지혜가 되지만, 어떤 눈치는 믿음을 흔드는 올무가 된다는 것입니다.

눈치를 보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것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그것이 배려와 지혜로 작용합니다.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서 남편, 아내, 자녀의 눈치를 살피는 경우도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는 눈치입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상처가 되지 않도록, 상대의 마음을 살피는 것은 사랑의 표현입니다.

사회적 예의와 질서를 지키는 눈치도 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어긋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것은 성숙함입니다.

약자의 입장을 헤아리는 눈치: 힘없고 연약한 이들을 돌보는 섬세한 시선은 하나님의 마음을 닮은 것입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빌립보서 2:4)

이런 눈치는 사랑으로부터 나오는 눈치이며, 믿음의 덕목이 됩니다.

그러나 반대로, 믿음을 저버리게 만드는 눈치가 있습니다.

사람의 평가에 묶이는 눈치: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라는 생각 때문에 옳은 일을 못 하는 경우입니다.

신앙을 드러내지 못하는 눈치: 직장이나 모임에서 믿음을 감추고, 하나님을 부끄러워하는 태도입니다.

진리보다 인기와 인정에 매이는 눈치: 다수의 의견에 휩쓸려 죄와 타협하는 모습입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씀합니다.

“사람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에게 기쁘게 하였다면 나는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갈라디아서 1:10)

즉, 사람 눈치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의 믿음을 잃는다면 그것은 올바른 신앙의 길이 아닙니다.

성경 속 인물들을 보세요

눈치를 보지 않고 믿음을 지킨 다니엘

다니엘은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을 때, 왕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하루 세 번 예루살렘을 향해 기도했습니다.

다니엘이 이 조서에 왕의 도장이 찍힌 것을 알고도 자기 집에 돌아가서는 윗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으로 향한 창문을 열고 전에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의 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 (다니엘 6:10). 

사람들의 눈치와 왕의 법을 의식했다면 그는 기도를 멈췄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보다 하나님을 더 두려워했기에 사자굴에 던져져도 믿음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눈치가 아닌 복음을 전한 사도 바울

바울은 복음을 전할 때 사람들의 반대, 핍박,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가 사람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나는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갈라디아서 1: 10)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행20:24)

바울은 하나님의 눈치만 보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복음은 땅 끝까지 퍼질 수 있었습니다.

사람 눈치를 보다가 넘어졌던 베드로

반대로, 베드로는 예수님 체포 당시 세 번이나 주님을 부인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두려움에 빠졌던 것입니다(누가복음 22:57-60).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 그는 변화되어, 더 이상 사람의 눈치가 아닌 하나님 앞에서 담대히 복음을 전하는 사도가 되었습니다.

크리스찬은 “코람 데오”, 즉 하나님 앞에서 사는 사람입니다.

눈치를 보되, 사람 앞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의 눈치를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이 행동이 주님의 영광을 가릴까?

내 말과 선택이 복음을 드러낼까?

이런 질문을 늘 마음에 품는 것이 신앙인의 삶의 기준입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린도전서 10:31)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게 되거니와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리라.”

(잠언 29:25)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사람 눈치를 보는 대신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눈치로 인해 사람에게 맞추며 사는 인생은 결국 공허함을 남기지만, 하나님 앞에서 사는 인생은 언제나 담대함과 평안을 줍니다.

🙏  주님,우리가 사람의 시선에 매이지 않고 오직 주님의 눈길을 바라보며 살게 하옵소서.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섬기고 배려하는 눈치만 배우게 하시며, 진리와 믿음을 타협하지 않게 지켜 주옵소서.

다니엘처럼 담대하게, 바울처럼 복음 앞에 흔들리지 않게, 베드로처럼 회개 후 새롭게 변화되게 하옵소서.

우리의 모든 말과 행동이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고,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이 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과 적용 질문

1. 내가 요즘 가장 많이 눈치를 보는 대상은 누구입니까?

사람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입니까?

2.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하나님 앞에서 당당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그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했는지 돌아보십시오.

3. 다니엘처럼 사람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믿음을 지킨 경험이 있습니까?

앞으로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행동하겠습니까?

4. ‘코람 데오(하나님 앞에서)’의 관점으로 볼 때, 지금 내 삶에서 가장 바꾸어야 할 태도나 습관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