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목사 칼럼

변질을 조심하라

“그 사람, 예전 같지 않아.”

“처음엔 참 따뜻했는데, 요즘은 차갑고 예민해졌더라.”

“그 사람 변했어.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이런 말을 우리는 종종 듣습니다. 때론 누군가에 대해 그렇게 말하고, 어떤 날엔… 나 자신이 그런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사람이 변했다는 말을 듣는 것은 참 마음 아픈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말 속에는 실망, 상처, 그리고 잃어버린 신뢰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순수했고, 겸손했고, 따뜻했던 사람이 어느새 이기적이 되고, 거칠어지고, 무뎌진 것을 보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왜 그렇게 된 걸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진실은, 사람은 한순간에 변질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작은 타협, 작은 이기심, 작은 무관심이 서서히 우리의 중심을 조금씩 옮겨 놓습니다.

변질은 조용히 찾아오고, 어느 순간 스스로도 자신을 낯설게 느끼는 날이 오게 되는 것입니다.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변질은 폭풍처럼 갑자기 일어나는 사건이 아닙니다. 

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마음, 하루 이틀 빠지는 기도, 적당한 회색지대에서의 타협은 결국 믿음을 흐리게 만들고, 생명의 방향을 뒤틀리게 만듭니다.

성경은 마음을 지키라고 경고합니다. 왜냐하면, 생명의 근원, 즉 믿음과 인격과 선택의 뿌리가 ‘마음’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마음에 생각하는 것이 그 사람 자신이다.” (잠언 23:7)

신앙은 눈에 보이는 행동만이 아닙니다. 마음이 무너지면 신앙은 껍데기가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나 먼저 “마음을 지키라”고 말씀합니다.

사울의 타협: 순종 없는 신앙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사무엘상 15:22–23

사울 왕의 변질은 겉보기엔 아주 작은 선택에서 시작됐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완전히 따르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부분 순종’을 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았고, 그 판단이 하나님의 말씀보다 우선되었습니다.

그는 처음엔 겸손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사람 중심의 신앙, 자기 계산의 신앙으로 서서히 바뀌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버리셨고, 그는 마지막까지 하나님께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신앙은 순종입니다. 그리고 그 순종은 온전해야 합니다.

부분 순종은 하나님께 불순종이며, 이는 결국 사술(마술) 과 같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삼상 15:23)

솔로몬의 방심: 

“그의 아내들이 그의 마음을 돌려 다른 신들을 따르게 하였으므로… 그의 마음이 여호와 앞에서 악을 행하였더라”

열왕기상 11:4–6

솔로몬은 지혜의 대명사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찾아와 주시고 축복해주신 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영적 방심에 빠졌고, 이방 여인들의 영향으로 우상 숭배까지 나아갑니다.

은혜를 받았다고 해서, 신앙이 성숙했다고 해서, 변질의 위험에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높이 오른 자일수록, 더 낮아질 수 있는 위험도 커집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잠언 16:18

에베소 교회: 처음 사랑을 잃은 교회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요한계시록 2:4

에베소 교회는 진리를 분별하는 능력이 있었고, 인내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 책망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회복해야 하는 것입니다.

처음 주님을 만났을 때의 감격, 말씀 앞에서의 떨림, 작은 찬양에도 눈물 흘리던 그 마음을 계속 새롭게 붙드는 것, 그것이 신앙의 본질입니다.

스스로 선 줄로 생각하지 말라

“그러므로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고린도전서 10:12

“나는 괜찮아. 이 정도면 믿음 생활 잘하는 편이야.”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 경고등을 켜야 할 순간입니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방심하는 순간이며,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의 연약함을 아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시느니라.”

베드로전서 5:5

우리는 날마다 자기 점검, 자기 부인, 깨어 있음이 필요합니다.

말씀 앞에서, 기도 가운데, 성령의 도우심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은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는 사울의 타협, 솔로몬의 방심, 에베소 교회의 식어진 사랑 속에서 “변질”의 경고를 듣습니다.

신앙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끝까지 충성하는 자를 찾으십니다.

“너희가 만일 믿음에 거하거든, 흔들리지 아니하고 복음의 소망에서 떠나지 아니하면…

나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기뻐하노라.”

골로새서 1:23–24

🙏 사랑의 하나님,

오늘 제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나,

처음엔 순수했습니다.

ㅂ작은 일에도 감동했고,

주님의 말씀이면 무엇이든 순종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어느새 제 마음이 무뎌지고, 작은 타협에 익숙해지고,

사람들의 시선과 세상의 소리에 흔들리고 있는 저를 봅니다.

주님,

제가 사울처럼 말씀보다 내 판단을 앞세우지 않게 하소서.

솔로몬처럼 받은 은혜에 안주하여 방심하지 않게 하소서.

에베소 교회처럼 처음 사랑을 잃고 형식만 남은 신앙인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저를 불쌍히 여기사, 내 마음의 작은 틈부터 회개하게 하시고,

다시 처음의 자리로, 처음의 사랑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주님,

믿음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치열한 일인지 잊지 않게 하시고, 오늘도 말씀 앞에, 성령 안에, 기도 가운데 깨어 있도록 도와주소서.

끝까지 충성하는 자가 되게 하소서. 끝까지 사랑하는 자가 되게 하소서. 끝까지 주님의 기쁨이 되는 자가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