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목사 칼럼

죽음에 대한 명상과 소망 

고린도후서 5:1-5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나니.” (고후 5:1)

죽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현실:

사랑하는 여러분, 대한민국 전역에는 현재 1,039개의 장례식장이 있습니다.

매일 약 1,000명의 사람들이 육신의 옷을 벗고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하루에 20만 명 이상이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 수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언젠가는 우리 각자에게도 동일하게 찾아올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히브리서 9:27은 이렇게 말합니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죽음은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내 삶에 죽음이 찾아오면, 그것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죽음처럼 냉정한 것도 없고,

죽음처럼 고독한 것도 없고,

죽음처럼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없고,

죽음처럼 멀게만 느껴지다가도 갑작스러운 것도 없습니다.

죽음처럼 낯선 것도 없고,

죽음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도 없고,

죽음처럼 마음을 무너뜨리는 것도 없고,

죽음처럼 모든 것을 멈추게 하는 것도 없습니다.

죽음은 인생의 끝이 아니라,

삶의 모든 것을 흔드는 가장 깊은 침묵입니다.

죽음은 너무도 낯설고, 너무도 조용하며, 너무도 일방적인 이별입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도 익숙해지지 않으며, 결코 자연스러워질 수 없는, 우리 삶 가운데 가장 낯설고도 깊은 고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반드시 죽습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혼자 죽습니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무력합니다.

왕도, 장군도, 건강한 청년도 결국은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불안, 존재론적 불안의 핵심이 바로 죽음입니다.

그러나 성도는 다릅니다 — 천국 환송 예배를 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다릅니다. 우리는 죽음 앞에서 절망의 예배가 아니라, 소망의 예배를 드립니다.

그래서 장례식을 우리는 천국 환송 예배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죽음의 열차에서 영생의 열차로 갈아탄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고린도후서 5장에서 바울은 우리에게 놀라운 진리를 알려줍니다.

첫째, 내세에 대한 확신 (고후 5:1)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나니.”

여기서 ‘장막 집’은 우리의 육체를 말합니다.

아무리 건강한 육체도 언젠가는 낡아지고 무너지는 날이 옵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육체의 무너짐 이후에 무엇이 있는가입니다.

그 대답은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 즉 천국입니다. 그 집은 하나님께서 직접 지으신 집이며, 영원히 무너지지 않습니다.

예수님도 요한복음 14:2-3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니…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님께서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위한 거처를 준비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이 확신이 있을 때 우리는 죽음 앞에서도 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둘째, 천국을 사모하는 삶 (고후 5:2)

“과연 우리가 여기 있어 탄식하며 하늘로부터 오는 우리 처소로 덧입기를 간절히 사모하노니…”

바울은 단지 내세를 인정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 영원한 집을 사모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진리가 있습니다.

‘천국을 인정하는 것’과 ‘천국을 사모하는 것’은 다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천국의 존재를 머리로는 인정합니다. 그러나 삶의 방향은 여전히 이 땅에 집착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천국을 진심으로 사모하는 자는, 이 땅의 삶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부끄럽게 살지 말아야지, 정직하게 살아야지, 사람 앞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살자…

이런 마음이 생깁니다.

이것이 바로 내세를 사모하는 사람의 삶의 태도입니다.

천국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동안 천국이 아득하게 멀리 느껴졌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천국이 가까이 느껴지기를 소망합니다.

빌립보서 3:20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거기로부터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

우리는 이미 하늘 시민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하늘 집을 예비해 두셨습니다.

그 영원한 집을 사모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죽음을 이기고, 슬픔을 견디며, 두려움을 물리치는 진정한 승리자입니다.

🙏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죽음이 우리의 삶에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음을 기억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죽음을 생각하며 두려움에 떨기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영원한 집을 사모하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질 때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으로 인도하실 주님의 손길을 믿게 하시고,

그날을 준비하며 오늘을 정결하게, 진실하게 살아가게 하소서.

천국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소망으로 살아 있다는 사실을 믿고 이 땅에서도 하늘 시민답게 살아가게 하여 주옵소서.

슬픔 가운데 있는 자들에게는 위로를,

죽음을 두려워하는 자들에게는 평안을,

천국을 사모하는 자들에게는 기쁨과 확신을 더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